며칠 전, 유튜브 쇼츠에서 우연히 짧은 영상을 하나 보게 됐어요.
호스트가 “남매가 같은 한부모에게서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죠?”라는 질문이 던졌고,
인터뷰어가 “어느 남매도 같은 부모에게서 나올 수는 없습니다.”라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너무 공감이 되는 거예요.
짧은 영상의 전체 내용이 궁금해서 결국 원본 전체를 찾아봤는데, 알고 보니 Mel Robbins가 Dr. Maté를 인터뷰한 팟캐스트의 일부 영상이었어요.
‘트라우마’라는 단어, 한때 참 많이 회자됐잖아요.
저는 트라우마라고 하면 뭔가 큰 사고나 충격적인 일을 겪었을 때만 해당되는 줄 알았어요. 그런데 이 인터뷰를 보면서 트라우마에 대한 시야가 확 넓어졌습니다.
“나도 어쩌면…”이라는 생각이 스쳤고, 너무나 공감 가는 말들이 많아서 꼭 블로그에 나누고 싶었어요.
트라우마는 ‘일어난 일’이 아니라 ‘내 안에 남은 상처’
Maté 박사는 트라우마를 이렇게 정의해요.
“트라우마는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, 그것으로 인해 당신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.”
예를 들어, 어릴 때 부모님이 바쁘셔서 나를 충분히 돌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.
그 사실 자체보다, 그 경험으로 인해 ‘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나?’라는 믿음이 생긴다면… 그게 바로 심리적 상처, 트라우마가 되는 거예요.
이건 전쟁이나 학대처럼 극단적인 사건뿐 아니라,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눌러야 했던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생길 수 있대요.
누구나 크든 작든 마음속에 이런 상처 하나쯤은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.
나도 몰랐던 트라우마의 흔적들
인터뷰를 듣다 보면, 트라우마가 우리 삶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지를 예리하게 짚어줘요.
- 불안하거나 자기비판이 심한 경우
- 사람들 기대에 맞추려고 애쓰는 성향
- 완벽주의, 일중독
- 그리고 이유 모를 신체 통증이나 만성 피로 등
이런 것들이 어쩌면 과거의 상처가 만들어낸 ‘적응 방식’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.
너무 익숙해서 이상하다고 생각도 못했는데, 그 말에 울컥했어요.
가장 기억에 남은 말
Dr. Maté가 말한 문장 중,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이거였어요.
“당신은 손상된 존재가 아닙니다.
지금의 반응은, 과거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 배운 방식일 뿐입니다.”
이 말이 참 따뜻했어요.
상처받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,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고요.
우리가 할 수 있는 치유의 시작
인터뷰에선 우리가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들도 나왔는데요,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세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.
1. 내 감정을 정직하게 바라보기
불편한 감정에서 도망치기보다, “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?” 하고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연습.
매일 잠깐이라도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된대요.
2. 자기 연민과 호기심 갖기
“내가 왜 이 모양이지?”가 아니라 “왜 내가 이렇게 반응할까?”라고 부드럽게 물어보기.
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자세가 치유에 훨씬 도움이 된대요.
3. 연결과 도움 요청
혼자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,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털어놓는 것.
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상담 전문가, 때론 이런 글을 통해서라도 우리는 서로 연결될 수 있어요.
마무리하며
트라우마는 내가 약해서 생긴 게 아니더라고요.
어린 시절의 환경에 나름대로 적응하며 살아낸 ‘증거’ 일뿐이었어요.
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나니, 나를 탓하던 마음 대신 이해와 연민이 조금씩 생겼어요.
이 글이,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…
🎧 참고 영상
🔗 Mel Robbins Podcast – Dr. Gabor Maté 인터뷰 (유튜브)